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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 관점에서 보는 창의성과 학습의 중요성
사람은 끝없이 지각하고 기억하고 사고하면서 계속되는 자연환경과 사회 문화의 변화에 적응함에 따라서 진화하였습니다.
바로 이러한 인지 시스템의 능력이 곧 창의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할까요? 에델만의 글에서는 창의성의 본질을 축퇴성, 우발성, 모호성이라고 주장합니다.
먼저 축퇴성은 기억된 정보들이 쌓여 겹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기억된 정보가 없으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기억된 정보들이 중첩되어 겹치게 연결되어 있어야만 외부에서 비슷한 정보가 들어 왔을 때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1. 뇌 과학 관점
뇌 과학 관점에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외부에서 어떤 정보를 받아들이는 지각이라는 것은 이렇게 봅니다. 외부에서 정보가 들어오면 신경세포의 시냅스가 활발해지며 시냅스를 통해 저장된 기억 패턴들이 활성화됩니다. 따라서 이 정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억 패턴이 선택되고, 그 기억 패턴은 운동으로 출력됩니다. 여기까지는 동물의 조건 반사처럼 매일 일어나고 있는 습관화된 반응입니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정보가 들어옵니다. 대응하는 기억 패턴이 없으면 새로운 정보가 자리를 잡지 못해 곧 사라져버립니다. 이럴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기억 패턴을 만드나요? 물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그 상황에 대처할 새로운 학습을 합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한다면 대신 여러 기억 패턴을 불러와서 기억의 조합을 이전과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 기억 패턴에 맞춰보게 되며 그러다 어느 순간 새로운 지각에 대응할 수 있는 기억의 조합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전에 학습한 기억 내용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하여 대처하는 과정이 창의성 발현입니다.
2. 창의성
창의성은 이렇게 저장된 기억을 새로운 조합으로 연결하여 불확실한 입력에 대응하는 과정으로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반복하고, 담고 있다가 다른 환경에서 비슷한 정보를 접하고, 기억 패턴들이 겹쳐 순간 연결되면서 하나의 패턴으로 선명해집니다. 따라서 주입식 교육이 창의적 생각을 망친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학습의 기본은 암기입니다. 즉 기억하는 것이지요. 뇌에 기억된 게 없으면 창의성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창의성에는 물론 우발성의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자기 분야에서 특출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영향을 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분야와 관련된 환경에 일찍 노출된 것입니다. 그래서 뇌 과학적으로 봤을 때 창의성은 10년 이상 해당 분야와 관련된 기억을 축적한 전문가들에게서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모호성 또한 창의성의 특징입니다. 인간 기억의 특징은 애매함입니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고 애매하기 때문에 회상된 기억은 매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억이 모호하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이는 순발력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학습의 중요성
새로운 것을 알면 알수록 기억 시스템은 달라지고 생각이 더 넓고 깊어지게 됩니다. 학습하는 일은 뇌 과학적으로도 어려운 일입니다. 대뇌 기저핵의 직접회로에서 해야 하는 행동을 선택하고 간접회로에서 필요 없는 행동을 억제합니다. 즉 해야 하는 일을 하기 위해 불필요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학습된 기억을 새롭게 조합하는 것이 바로 인지훈련입니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목표를 정하고 오랜 시간 그에 대한 학습을 하며 그 나머지 모든 자극을 그 목표에 지속적으로 연결하여 목표 지향적 인지 훈련을 습관화하는 것이 바로 창의적이고 남들과 다르며 우월한 사람이 되는 길 일 것입니다.
허광기 과장 (혜민병원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