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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수족냉증 바로알기
진료를 보는 중에 가끔 손발이 차고 저리다는 환자들이 있어서 이번에 수족냉증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수족냉증이란 계절이나 날씨에 관계없이 손발이 차가워지는 현상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공급이 줄어 심장에서 가장 먼 손과 발에 냉기를 느끼는 상태로서 손발이 시린 증세를 말합니다. 물론 손발 이외에도 귓볼, 코끝, 무릎,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신체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족냉증의 원인 질환으로는 레이노병, 류마티스성 질환, 추간판탈출증, 말초신경증, 손목터널증후군, 갑상선질환, 혈관성 질환, 약물부작용 등이 있는데, 이중에서 기질적인 다른 질환들을 제외하면, 원인미상의 수족냉증의 상당수는 레이노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레이노현상은 1862년 프랑스의 모리스 레이노(Maurice Raynaud)가 추운 곳에 노출되거나, 감정이 격해진 사람들에서 손의 색깔이 변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자기의 이름을 붙이게 된 것으로 추위에 노출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에 의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어 처음에는 손끝이 하얗게 되고 산소 공급이 부족하여 파랗게 변하다가 나중에는 혈관의 확장 작용에 의하여 붉은색으로 변하게 되면서 소양감이나 통증이 동반되는 현상입니다.
레이노 현상은 크게 원인을 찾을 수 없는 1차성 레이노현상(레이노병)과 특정된 원인이 있는 2차성 레이노현상으로 구분됩니다. 2차성 레이노현상은 주로 류마티스질환 같은 결제조직병, 버거씨병 같은 동맥질환, 진동도구로 인한 물리적인 손상, 독성물질이나 내분비관련질환 등과 연관됩니다.
수족냉증의 유병율이 우리나라의 경우엔 전 인구의 12%정도이고, 그중 레이노병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서 주로 발생되는 레이노병을 기준으로 진단과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단시 병력청취가 중요한데 선별질문으로 환자의 손가락이 추위에 민감한지? 추위에 손가락의 색깔이 변하는지? 그 색깔이 흰색이나 푸른색인지?로 레이노현상 유무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진단을 위한 특별한 검사법은 없지만 다른 관련된 원인들을 감별하기 위한 이학적검사와 혈액검사가 필요합니다. (류마티스 혈청검사를 포함한 혈액검사, 한랭부하검사. 손톱미세혈관검사, 등)
2차성 레이노현상의 치료는 관련된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고 레이노병(1차성 레이노현상)의 치료는 가장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입니다.
수족냉증의 관리 및 레이노병의 치료
1. 생활 습관 교정
-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한다.(조깅, 속보, 수영 등)
-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꽉 조이는 옷을 입지 않는다.
- 추위를 피해 손발을 비롯해 몸 전체를 따뜻하게 유지한다.
- 따뜻한 물에 20분 이상 반신욕이나 족욕을 한다.
- 흡연을 금하고 간접흡연도 되도록 피한다.
-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 혈관을 수축하는 피임약, 심장약, 혈압약 등을 피한다.
- 진동 기구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진동을 줄일 수 있는 장갑, 보호막 등을 사용한다.
2. 약물요법
칼슘차단제, 특히 니페디핀(nifedipine)제제로 약3분의2에서 증세발작과 정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3. 수술 치료
약물치료 등에 호전되지 않고 합병증이 심하면 교감신경절제술 및 교감신경절차단술을 시행할 수있으나 효과는 일시적 일수 있습니다.
결 론
수족냉증의 주원인인 1차성 레이노현상인 레이노병은 생활습관 교정 및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해서 예후가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이노병을 가진 환자를 10년간 장기간 추적관찰 한 결과 36%는 더 좋아졌고, 10%는 증세가 없어졌고, 38%는 그대로였고, 나머지 16%만 더 안 좋아졌다고 합니다.
수족냉증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손발이 차거나 신체의 일부분이 저릴 때 단순히 체질적인 문제나 신경이상이나 혈액순환의 장애 등으로 생각하여 건강보조제, 한약 등의 근거 없는 치료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병원에서 세밀한 문진 및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 후 올바른 치료를 진행한다면 완치되지는 않지만 증상을 완화시켜서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승원 과장 (혜민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